홀씨이야기2013. 9. 8. 19:23

시골서 살았기에 수박 참외를 평소에도 잘 먹었지요.

도회지에 나간 친구들이 오거나 시골에 친척집이 있는 친구의 사촌이나 이런 애들이 오면 순식간에 친구가 되었답니다.

그러면 으레 어깨 으쓱 힘주고 하는 일이 서리였지요~

도시 애들은 모르는 그런 맛이 있으니까요.

 

우리가 좀 안다 아이가 따라와볼래~! ㅋㅋㅋ

 

사실 중요한 것은 수박 참외 맛이 아니지요.

그 친구들도 시골에 온 이상 이미 그 맛을 다 봅니다.

한 동네에 있으면서 다들 나눠먹고 그러잖아요.

오늘 누구네 큰집 네가 온다더라 작은 네가 온다더라..훤합니다.

 

서리라는 말은 책에서나 접할 일이지 실제로는 경험이라고는 일절 없었지요.

시골네도 그렇고 도시네들도 그랬을 겁니다.

시골네도 사실 서리를 할 필요성을 못 느꼈으니 말입니다.

도시네가 오니 시골네들 만의 자신감 있잖아요.

시골길 훤하지, 어느 논이 누구 것인지, 어디 뒤에 개울 근처에 몸을 숨길 곳이 있고, 도망을 가게 되면 어디로 가야 되고, 흩어지면 어디서 다시 만나고 그런 작전~!

군대에서도 없는 참으로 그럴듯한 작전으로 이루어지죠.

 

서론이 너무 길었나요.

그러다 한번은 후레쉬 불빛에 걸려들었지요. 순식간에 얼음이 되었지만 그래도 삼십육계 하나 만큼은 절대 뒤쳐지지 않기에 다들 잽싸게 살아났었죠.

엄청 두들겨 맞았지만~ㅋㅋㅋ

중요한 건 도시넘들 그 맛있는 수박이랑 참외 맛을 보여 줘야 체면이 서는데  이것 참 낭패지 뭡니까? ㅋㅋ

맛이 아니라 서리는 이렇게 하는 거야~! 하는 걸 제대로 보여 줘야 으쓱 힘도 좀 들어가고 그럴건데 말이죠..

시골네들 체면도 좀 살릴겸.. 그래서 시골네 넷이서 작전을 짜고 나머지 도시네 하나가 쫄래쫄래 따르게 됩니다.

 

누구 수박밭으로 갈 것인가가 결정이 되는데 지금 생각하면 못 돼먹은 넘들입니다.

 

~! 그 누구 아저씨가 좀 얼빵하고 그렇지 않냐? ()도 좀 짧고 거 가자~!

 

뒤집어 쓸 수박 바가지도 없고 그냥 입은 옷 그대로 갑니다.

그리고 작전이 뭐냐하면 두팀으로 나눠서 한팀이 유인작전을 하면 다른 한팀이 서리를 한다 였습니다.

두팀이 동시 공략하다가 어느 한팀이 발각이 되면 무조건 도망을 쳐라 대신 반대쪽 팀은 최대한 서리를 많이 한다였지요.

정말 그럴듯한 작전이지요~ 최고의 작전이라 생각합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좋은 작전인 것 같습니다.

도대체 지금 생각해도 이런 작전이 나왔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작전개시~

 

수박밭 양쪽에서 공략을 시작.. 살금살금..ㅋㅋ

시작도 해보기 전에 갑자기 후레쉬 불빛이 정확하게 우리팀으로 비춰졌고 우린 죽어라 뛰었습니다.

약속장소에서 숨죽이고 어찌 되었을까 궁금해 하며

그래도 잡히지 않았다는 안도의 한숨과 나머지 놈들이 좀 가지고 와야 되는데 하는 기대로 잔뜩 긴장을 했었지요.

 

쿵꽝~쿵꽝~

콩닥콩닥 아닙니다.

 

가슴이 터질 정도 말입니다.

 

우찌된 영문인지 안옵니다그냥 가슴이 좀 진정될 때까지 기다려 봅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요아무리 기다려도 오지를 않는 겁니다.

무슨일???

다시 그 수박밭으로 다가섰습니다.

이번엔 서리가 문제가 아닙니다.

잃어버린 애들을 찾아야 했기에 정말 엄청난 엄폐 은폐를 했던 것 같네요.

원두막에 무슨 변화가 있는지 살피기 시작합니다.

또 가슴이 떨려오는데 정말이지 죽을 것만 같습니다.

그래도 친구들은 찾아야 했기에 계속 원두막을 주시를 했지요

 

그런데 그 순간 바로 앞..우리 바로 앞에서 귀신이 나타난 것입니다.

 

으악~!

 

그 자리 그대로 주저 앉고 말았지요

 

ㅋㅋ 아시잖아요.

후레쉬 불빛 턱 아래에서 얼굴 비추면 엄청 무서운거

다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땐 엄청 놀래 나자빠졌네요

잡혀서 오만상 지게 작대기 타작을 당합니다.

근데 도시네는 열외구요.

억수로 밉상이었지요.

영화에서 보면 저도 같이 맞겠습니다. 그러면서 의리가 딱 나오잖아요?

근데 그런 것도 없고 자기 안 맞는다는 것에 입에 웃음기가..확 그냥~!

 

잡힌 경위는 도시네 아빠가 이놈이 안보여서 그 삼촌이랑 찾아 나서다가 또래 놈들이 안보이니

지레 짐작을 하신 것 같기는 한데 정확한 건 몇 십 년이 흘렀지만 모릅니다.

 

시골네 넷이는 죽어라 맞았지요.

왜 하필이면 이 밭을 선택했냐는 다그치는 물음에

아씨~ 그걸 말해가지고..

첨에 말했잖아요.

 

에이 지랄맞게

 

그 이후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서리였네요~

 

~ 지게 작대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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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링스러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