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단상
가을아 반가워~
잘 있었니~
때 맞춰 와 줘서 고마워~
좀 늦은 감은 있지만
그래도 무지무지 반가워~
이제 나랑 많이 놀아줘~
네가 오니
땀 범벅 내 마음이 이제 한결 가벼워 진 거 같거든
홀씨, 땀 젖고 더위에 헐떡이다 보니
훨훨 날수가 없는 날들이었어
이제 시원한 바람
네가 좀 보내주면 못 가본 곳 멀리멀리 날아가보려구
먼저 높아진 하늘 어디까지 일지 올라가 볼꺼야
추수하는 농부의 미소에 인사도 하고,
빨갛게 익어가는 사과랑도 악수하고,
감이 왜 그냥 가냐고 해서 잠시 앉았다 가야겠네...
아래로 떨어진 낙엽들이 참 예쁘단 생각을 하는 순간,
고추잠자리 한마리가 새액 날아가네
잠자리야 반가워
그리고 단풍잎 몇개 고운 시집에 책갈피로 넣을거야
잘 말려서 두고두고 볼꺼구
길가에 코스모스야
반겨줘서 고마워...
국화도 있었구나
너 참 예쁘다...
뭐?
이슬이 왔다 갔다구?
참 보고 싶은 이슬...
무슨 소리가 들려?
귀 기울여 봐...
들리지?
치르르 찌르르...
귀뚜라미
근데 왠지 슬피들려...
음...
거리에 나풀거리는 밝은 색 원피스는
참 고와 보이네...
붉은 빛, 노란 빛 산...
저기 연인들...
손잡고 걷는 모습이 참 예쁘다...
밟히는 낙엽들이
"사랑"
이라고 말하는 듯하네.
개울가 흐르는 물은 유난히도 맑게 반짝이네~
눈 부실 정도로.
비춰진 얼굴...
왜 그래...?
홀씨야... 홀씨야......?
왜그럴까
쓸쓸해 보여...
보고픈 사람
그 사람은 잘 있겠지...?
추억속 잊혀지고 싶지 않은 사람
근데 자꾸 잊혀져가는 사람
씨익...
그리움이 더 큰 그리움으로 자리하고 나니
네가 떠나기전에 사랑을 하고 싶어지네...
그 마음 플라타너스 잎에다가 낙서로 하나 남길께...
가을아...
네가 가져온 사랑은 늘 슬픈 것만 있어서 많이 아팠었는데
이젠 그 슬픔도, 아픔도 미소짓는 그리움으로 간직할께..
떠나기전에 인사는 하고 가...
-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