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연예2011. 1. 13. 17:03

원이 아버지에게

당신 언제나 나에게 "둘이 머리 희어지도록 살다가 함께 죽자"고 하셨지요.
그런데 어찌 나를두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나와 어린아이는 누구의 말을 듣고 어떻게 살라고 다 버리고 당신 먼저 가십니까?
당신 나에게 마음을 어떻게 가져왔고 또 나는 당신에게 어떻게 마음을 가져왔나요?

함께 누우면 언제나 나는 당신에게 말하곤 했지요.

"여보,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서로 어여삐 여기고 사랑할까요?
남들도 정말 우리 같을까요"


어찌 그런 일들 생각하지도 않고 나를 버리고 먼저 가시는 가요?

당신 여의고는 아무리해도 나는 살수 없어요. 빨리 당신께 가고 싶어요.

나를 데려가 주세요 당신을 향한 마음을 이승에서 잊을 수가 없고, 서러운 뜻 한이 없습니다.
내 마음 어디에 두고 자식 데리고 당신을 그리워하며 살 수 있을까 생각합니다.

이내 편지 보시고 내 꿈에 와서 자세히 말해주세요.
꿈속에서 당신 말을 듣고 싶어서 이렇게 써서 넣어 드립니다.

자세히 보시고 나에게 말해 주세요. 당신 내 뱃속의 자식 낳으면 보고 말할 것 있다하고 그렇게 가시니 뱃속의 자식 낳으면 누구를 어버지라 하라시는 거지요?

아무리 한들 내 마음 같겠습니까? 이런 슬픈 일이 하늘 아래 또 있겠습니까?.

당신은 한갓 그곳에 계실 뿐이지만 아무리 내마음같이 서럽겠습니까?
한도 없고 끝도없어 다 못쓰고 대강만 적습니다.


이 편지 자세히 보시고 내 꿈에 와서 모습 자세히 보여주시고 또 말해 주세요.
나는 꿈에 당신을 볼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몰래와서 보여주세요.
하고 싶은 말이 끝이 없어.. 이만 적습니다.

- 병술년(1586) 유월 초하룻날 아내가(한글편지) -

 

참고로 400년전의 思夫曲은 저의 선조로써

저는고성(固 城)이가 사암공파(思菴恭派)
30世29代손 입니다.

    아보니시보 (이 형영)


'문화 연예'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관포지교 고사성어의 유래-1  (1) 2011.01.16
24절기  (0) 2011.01.16
어느 어머니의 말씀  (0) 2011.01.13
야차 (夜叉)  (0) 2010.12.13
김국진 남자의 자격 감동 강연  (0) 2010.05.03
Posted by 링스러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