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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13.09.18 소나기
  3. 2013.09.08 수박서리의 추억
  4. 2013.09.08 청춘을 돌려다오...
홀씨이야기2013. 9. 18. 12:42

무지개


일곱빛깔 무지개...

 

너무 하양색도
너무 검정색도 없이
저마다의 고운 색으로
한데 어울리니 참으로 곱다.

 

누가 위에 빛깔이고
누가 아래 빛깔인지...
뽐내지도 으스대지도
아쉬워도 부러워도 않는다.

 

한데 어우러져야 무지개니까...

 

고맙다
가끔 나타나
경고하듯 놀래키고
그 놀래킴이 더 반갑더니,
미소짓듯 꾸지람에
기세등등 소나기는
이내 물러갔구나...

 

무지개야
고운 빛깔 무지개야
같이 웃는 비결
그런거 있으면
나 좀 가르쳐 주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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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링스러브
홀씨이야기2013. 9. 18. 12:40

 

 

소나기 -홀씨

예고 없이 찾아 오는 넌
언제나 그런 식이었다.

 

귀띔이라도 해 주지
느닷없이 찾아와서는
눈물 한바가지 흘리고 가면
어쩌란 말이냐.

 

힘든 일이 있었더냐
괴로운 일이 있었더냐


내가 널
서운케도 아프게도 하지 않았건만
너는 끝내 내옷까지 다 젖도록
울고 떠나 갔구나

 

다시 올 때도
그리 올 것을 나는 알고 있다
괜찮다
내 옷 좀 젖는 것이야 무엇이라고...
세상도 네 눈물에 같이 젖을 것 같구나...

 

다만,
그 눈물

더 큰 강물되어
아픔...!
그것 좀 데리고 가 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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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링스러브
홀씨이야기2013. 9. 8. 19:23

시골서 살았기에 수박 참외를 평소에도 잘 먹었지요.

도회지에 나간 친구들이 오거나 시골에 친척집이 있는 친구의 사촌이나 이런 애들이 오면 순식간에 친구가 되었답니다.

그러면 으레 어깨 으쓱 힘주고 하는 일이 서리였지요~

도시 애들은 모르는 그런 맛이 있으니까요.

 

우리가 좀 안다 아이가 따라와볼래~! ㅋㅋㅋ

 

사실 중요한 것은 수박 참외 맛이 아니지요.

그 친구들도 시골에 온 이상 이미 그 맛을 다 봅니다.

한 동네에 있으면서 다들 나눠먹고 그러잖아요.

오늘 누구네 큰집 네가 온다더라 작은 네가 온다더라..훤합니다.

 

서리라는 말은 책에서나 접할 일이지 실제로는 경험이라고는 일절 없었지요.

시골네도 그렇고 도시네들도 그랬을 겁니다.

시골네도 사실 서리를 할 필요성을 못 느꼈으니 말입니다.

도시네가 오니 시골네들 만의 자신감 있잖아요.

시골길 훤하지, 어느 논이 누구 것인지, 어디 뒤에 개울 근처에 몸을 숨길 곳이 있고, 도망을 가게 되면 어디로 가야 되고, 흩어지면 어디서 다시 만나고 그런 작전~!

군대에서도 없는 참으로 그럴듯한 작전으로 이루어지죠.

 

서론이 너무 길었나요.

그러다 한번은 후레쉬 불빛에 걸려들었지요. 순식간에 얼음이 되었지만 그래도 삼십육계 하나 만큼은 절대 뒤쳐지지 않기에 다들 잽싸게 살아났었죠.

엄청 두들겨 맞았지만~ㅋㅋㅋ

중요한 건 도시넘들 그 맛있는 수박이랑 참외 맛을 보여 줘야 체면이 서는데  이것 참 낭패지 뭡니까? ㅋㅋ

맛이 아니라 서리는 이렇게 하는 거야~! 하는 걸 제대로 보여 줘야 으쓱 힘도 좀 들어가고 그럴건데 말이죠..

시골네들 체면도 좀 살릴겸.. 그래서 시골네 넷이서 작전을 짜고 나머지 도시네 하나가 쫄래쫄래 따르게 됩니다.

 

누구 수박밭으로 갈 것인가가 결정이 되는데 지금 생각하면 못 돼먹은 넘들입니다.

 

~! 그 누구 아저씨가 좀 얼빵하고 그렇지 않냐? ()도 좀 짧고 거 가자~!

 

뒤집어 쓸 수박 바가지도 없고 그냥 입은 옷 그대로 갑니다.

그리고 작전이 뭐냐하면 두팀으로 나눠서 한팀이 유인작전을 하면 다른 한팀이 서리를 한다 였습니다.

두팀이 동시 공략하다가 어느 한팀이 발각이 되면 무조건 도망을 쳐라 대신 반대쪽 팀은 최대한 서리를 많이 한다였지요.

정말 그럴듯한 작전이지요~ 최고의 작전이라 생각합니다. 지금 생각해도 너무 좋은 작전인 것 같습니다.

도대체 지금 생각해도 이런 작전이 나왔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작전개시~

 

수박밭 양쪽에서 공략을 시작.. 살금살금..ㅋㅋ

시작도 해보기 전에 갑자기 후레쉬 불빛이 정확하게 우리팀으로 비춰졌고 우린 죽어라 뛰었습니다.

약속장소에서 숨죽이고 어찌 되었을까 궁금해 하며

그래도 잡히지 않았다는 안도의 한숨과 나머지 놈들이 좀 가지고 와야 되는데 하는 기대로 잔뜩 긴장을 했었지요.

 

쿵꽝~쿵꽝~

콩닥콩닥 아닙니다.

 

가슴이 터질 정도 말입니다.

 

우찌된 영문인지 안옵니다그냥 가슴이 좀 진정될 때까지 기다려 봅니다.

 

시간이 얼마나 흘렀을까요아무리 기다려도 오지를 않는 겁니다.

무슨일???

다시 그 수박밭으로 다가섰습니다.

이번엔 서리가 문제가 아닙니다.

잃어버린 애들을 찾아야 했기에 정말 엄청난 엄폐 은폐를 했던 것 같네요.

원두막에 무슨 변화가 있는지 살피기 시작합니다.

또 가슴이 떨려오는데 정말이지 죽을 것만 같습니다.

그래도 친구들은 찾아야 했기에 계속 원두막을 주시를 했지요

 

그런데 그 순간 바로 앞..우리 바로 앞에서 귀신이 나타난 것입니다.

 

으악~!

 

그 자리 그대로 주저 앉고 말았지요

 

ㅋㅋ 아시잖아요.

후레쉬 불빛 턱 아래에서 얼굴 비추면 엄청 무서운거

다 알고 있었으면서도 그땐 엄청 놀래 나자빠졌네요

잡혀서 오만상 지게 작대기 타작을 당합니다.

근데 도시네는 열외구요.

억수로 밉상이었지요.

영화에서 보면 저도 같이 맞겠습니다. 그러면서 의리가 딱 나오잖아요?

근데 그런 것도 없고 자기 안 맞는다는 것에 입에 웃음기가..확 그냥~!

 

잡힌 경위는 도시네 아빠가 이놈이 안보여서 그 삼촌이랑 찾아 나서다가 또래 놈들이 안보이니

지레 짐작을 하신 것 같기는 한데 정확한 건 몇 십 년이 흘렀지만 모릅니다.

 

시골네 넷이는 죽어라 맞았지요.

왜 하필이면 이 밭을 선택했냐는 다그치는 물음에

아씨~ 그걸 말해가지고..

첨에 말했잖아요.

 

에이 지랄맞게

 

그 이후 그것이 처음이자 마지막 서리였네요~

 

~ 지게 작대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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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링스러브
홀씨이야기2013. 9. 8. 19:20

평소에 노래라고는 잘 안부르시는 엄마가 계십니다.

어느 날 문득 이노래를 부르시네요.

아주 가늘고 떨리는 목소리였습니다.



"청추운을 돌려다아오~ 

...

청춘아~ 내청춘아~ 어델갔았느으냐~..."



설겆이를 하고 있는데 나지막히 들려오더군요. 

처음엔 tv에서 나는 소린가 했지요.

말씀을 하시는 것인지, 노래소리인지 처음엔 알수가 없을 정도로 작고 가는 소리 였지요.

설겆이를 멈추고 계속 들었습니다.

그리고 거실에 앉아서 노래를 부르시는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습니다.

비니(이름도 몰랐습니다. 두건처럼 눌러쓴 모자라네요.)를 머리에 쓰시고, 그 사이로 삐져나온 헝클어진 흰머리...

까맣게 그을리고 주름진 얼굴...

스웨터에 군에간 손자가 어버이날에 꽂으시라던 브로찌 카네이션 그걸 몇달째 하고 계시네요.

가는 손목에 쪼그라든 손가죽이며 굵어진 손마디...시선은 멍하니 앞을 보시는 듯 힘이 없어 보이데요... 

 

그리고  뒷짐지고 멀리 창밖을 보고 계시는 아버지...

이 광경이 한 눈에 들어 왔습니다.



"청춘아~ 내청춘아~어델갔았느으냐~..."



순간 눈물이 왈깍 쏟아지더이다.

엄마도 청춘이 있으셨겠지...

엄마도 젊을 때가 있으셨겠지...

엄마는 항상 엄마셨는데...

안 늙는 줄 알았는데...

이제 팔순 연세가 되셨구나...

왜이리 말랐을까...

완전 쭈그렁탱이가 되었네...



"청춘아~ 내청춘아~어델갔았느으냐~..."



이 부분만 아주 나지막히 몇번이 반복되었던것 같습니다.

그 모습을 계속 바라 볼수가 없어서 

씽크대에서 한참을 소리없이 울었습니다.



엄마 엄마 울엄마...엄마...청춘...젊음...세월...농사...자식...자식...



설암이 걸리셔서 처음엔 물한모금도 못 넘기셨죠.

 

이제 근 일년을 고생하시다 완치를 앞두고 딸집에를 기억에 없을 정도로 오랜만에 오셨네요. 

사위 불편해한다... 안갈란다... 그사람 있어도 된다... 먹는 것도 힘들고 내말 좀 들으세요...



옥신각신 끝에 오셨었죠.

오남매 농사지어 키우시느라 본인이 가졌을 세월이 과연 얼마나 있었을지...

생각해보니 부모님과의 추억이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조금 살만하다고 우리 아이들과의 추억꺼리는 조금은 있는것 같은데, 부모님과는 기억이 없을 정도네요...

한번...두번...회먹고 동해갔었지...이게 다야???...



설겆이가 끝나고 거실에 엄마 옆에 앉았네요.

엄마...엄마..아버지도 이쪽으로 오세요...

눈물이 맺힌듯 퀭한 엄마 눈을 보는 순간 또 눈물이 왈칵 쏟아지네요...

야야 와이카노...

엄마 손 붙잡고...

아무말도 할수 없었고, 할말도 없었습니다.

 한참으로그렇게 있었네요.



한 말씀 드렸던것 같네요.



이제 좀 맛있는 것도 사드시고,

하고싶은거 좀하고 사세요...



이제 다 안살았나...우리는 느그들 요렇게 이쁘게 잘살마 된다...인자 우리집에 갈란다...

어깨.. 등을 쓰다듬어 주시는 엄마의 손이 이렇게 컷을까요...



일주일만에 이제 시골에 가 계시네요.

텃밭에 각종 채소를 가꾸며 우리집이 최고다 하십니다.



엄마...아버지...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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